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5454640
· 쪽수 : 97쪽
· 출판일 : 2005-10-30
책 소개
목차
동인지 일곱 번째 시집을 내며
성선경
춘분
감
청학재시편 - 단자문
청학재시편 - 호랑이가죽
몽유도원을 사다
자주 열리는 자존심
마포주먹구이
김승강
작당
기는 것들
지렁이의 길
능소화
미행
어머니의 검법
감꽃
최석균
불어나는 몸
하얀길
팔원속의 아이들
서서 걷는다
윤봉한
붉었던 기억
청배
푸른 얼룩을 만나다
양파의 속
기명이
실달
복자
꽃눈
박서영
물탱크 청소
마음이라는 표범 한 마리
푸우 속에서
비누
저녁산책
허물
맨홀
월도
유홍준 - 초대시인
젖은 신발의 노래
대답, 대신
김상미 - 초대시인
21세기 절대 안전수칙 열가지
아직도 너는
송창우
나의 봄
나의 여름
나의 가을
나의 겨울
손택수
자갈치 1
자갈치 2
나무
비새는 집
최갑수
이별 후
진도, 지구의 끝부분에 있는 3월14일
남애항에서
윤병무 - 초대시인
아득한 집
골목집 그녀
이원 - 초대시인
그림1
그림2
성윤석
괄호안의 남자
소라와 개장
저자소개
책속에서
허물 - 박서영
누가 벗어놓은 옷인가
초여름 풀밭 위에 걸쳐져 있는 한 벌의 흰 옷
비에 젖고 있다
천 겹의 구멍을 통과해 나도 닿고 싶은 곳이 있으나
울어야 할 목젖도 없고
보여줄 붉은 심장도 없고
몸이라는 것은
뱀이 벗어두고 간 저 하얀 허물처럼
때때로 심연 없는 아름다움으로 기억될 수 있는 것
뱀은 초여름 풀밭을 지나면서
제 마음마저 벗어 던진 것인가
우리가 통과하지 못하는 마음의 허물이
풀밭에서 비 맞고 있다
뼈 사이에 걸려있는 핏덩이 내게도 그것이 아직 있으나
뱀이 훌쩍 벗어두고 간
텅 빈 허물 안에서 두근거리는 심연
빗줄기는 초목처럼 쏟아지고
그도 마음 하나 두고 온
풀밭의 눈꺼풀을 들어올려 오래 들여다보았을 것이다
두근거리는 누군가,
풀의 장칼이 우리의 목을 치려고 달려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