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명사에세이 > 기타 명사에세이
· ISBN : 9791187119722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16-04-25
책 소개
목차
여는 글
1. 오정희 - 어머니, 나의 처음 세상
2. 김용택 - 콩이 다시 콩이 되다
3. 서 민 - 걱정하지 마라, 내가 해결하마
4. 김성준 - 어머니의 집
5. 황주리 - 엄마에게 물어봐
6. 김수미 - 보리 모가지가 파랄 때가 황세기젓 담글 때여
7. 김선영 - 하고 싶었지만 할 수 없었던 그 말
8. 최돈선 - 나를 잊지 말아다오
9. 신은경 - 엄마의 말 한마디
10. 박상률 - 닳아질까 봐 쳐다보기도 아까운 자식
11. 채인선 - 엄마의 꾸러미
12. 이승은 - 매일 어머니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합니다
13. 정끝별 - 나도 엄마 있어
14. 금동원 - 엄마와 봄동 파절이
15. 손종수 - 캄캄한데 불도 안 켜고 뭐하세요
16. 이 소 - 엄마 딸, 화가라서 미안해
17. 조재철 - 남해에 삽니다
18. 문준호 - 세상 단 하나의 우산
19. 권오분 - 느이 외할머니도 별을 무척 좋아하셨다
20. 김혜경 - 화사한 봄꽃 같은 그 이름
21. 육현주 - 전쟁과 평화
22. 문태준 - 노모
맺는 글
저자소개
책속에서
■가족의 소중함, 엄마의 따뜻함, 행복한 추억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기 위해 만들어진 책입니다.
시인, 소설가, 기자, 교수, 배우, 화가, 인형작가, 동화작가, 요리연구가, 기업 CEO, 외교관까지!
세상의 가장자리를 밝히는 22인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 <여는 글> 중에서
■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부모를 잃은 자는 고아가 된다. 그래서 백발을 머리에 인 칠순의 늙은 딸은 돌아가신 엄마가 다만 그립고 정답고 마음 아파 때 없이 “엄마, 엄마?” 영혼의 모음을 읊조리는 것이다.
- 소설가 오정희 <어머니, 나의 처음 세상> 중에서
■ 어머니는 시인이었어요. 너무 더운 날은 밭일을 하다가 감나무 밑에서 쉽니다. 그럼 어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구름은 둥실 비 실러 가고 바람은 살랑 꽃 따러 가고” 저는 얼른 집에 가서 어머니 말씀을 받아씁니다. 그럼 그게 시가 됩니다.
- 시인 김용택 <콩이 다시 콩이 되다> 중에서
■ 어머니가 드시고 싶어하는 것 같아 갑자기 사드리고픈 생각이 들어 여쭤봤다. “엄마, 해삼 좋아하세요?” “그럼, 난 원래 해삼 좋아해.” 순간 망연자실했다. 어머니가 뭘 좋아하는지 난 마흔이 넘도록 모르고 있었으니까. 어머니는 내가 좋아하는 걸 찾아 어떻게든 해주시며 평생을 보내셨는데, 이제 어머니께 갚을 능력이 되는 아들은 어머니가 좋아하는 게 뭔지 하나도 모르고 있었다.
- 교수 서민 <걱정하지 마라, 내가 해결하마> 중에서
■ 문제를 푼 뒤에 답안지를 180도 돌려 어머니에게 보여드리면 어머니는 빨간 색연필로 맞은 답에 O표, 틀린 답에 X표를 치는 식이었다. X표를 받은 숫자만큼 대나무로 만든 30센티미터 자로 손바닥을 맞았다. “이런 것도 모르냐”고 쥐어박거나 “아이고 속 터져”라고 탄식을 하는 일도 없었다. 어머니는 항상 조용했고 반듯했고 적절하게 따뜻했다.
- SBS 기자 김성준 <어머니의 집> 중에서
■ 엄니, 꽃 화 자에 순할 순 자를 쓰신 김화순 엄니. 그때 그렇게 울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애들이 애기 땐 애기니까 눈치 보느라 못 울고, 연예인이 되어서는 위세 떠느라 못 울고, 당신 사위가 딴짓거리할 때는 분하고 자존심 상해서 못 울었어요. 얼마 전 지인이 죽었다는 전화를 받고 나서 울었더니 우리 삼식이(강아지)가 저도 “이잉 월월” 하며 울어서, 글쎄 개새끼가 그렇게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는 걸 처음 봤습니다. 그래서 달래느라 못 울었어요.
- 배우 김수미 <보리 모가지가 파랄 때가 황세기젓 담글 때여> 중에서
■ 우리 어머니는 그림을 참 잘 그리셨다. 다시 태어난다면 화가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하실 정도였다. 삼십여 년 전 옆집 사는 분이 과일 바구니를 들고 와 “집에 걸어두게 따님 그림 하나 선물로 주세요” 하자, 엄마는 ‘호안 미로’ 그림 비슷한 추상화를 뚝딱 그려서는 우리 딸 그림이라며 선물로 주신 적이 있었다. 삼십여 년이 흐른 뒤 우연히 간 화랑에서 그 그림이 내 그림으로 번호가 붙여져 경매에 실려 가는 걸 보고 기절할 뻔했다. 경매에 나가기 전 사정을 설명해 목록에서 빠지기는 했지만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 순간이었다.
- 화가 황주리<엄마에게 물어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