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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종교문화
· ISBN : 9791186502440
· 쪽수 : 424쪽
· 출판일 : 2016-03-25
책 소개
목차
제1부│종교, 미디어, 예술
종교와 문자 │임현수
소리의 종교적 자리를 찾아서 │이창익
초기 개신교 선교사들의 한국 종교 사진 │방원일
신화, 유령, 잔존하는 이미지 │최화선
근대적 문자성과 개신교 담론의 형성 │도태수
예술이라는 종교의 미디어 │이창익
제2부│종교, 감각, 의례
소노 시온 영화와 ‘응시’의 종교 │박규태
중세 후기의 ‘열리는 성모상’과 그리스도교 신앙의 물질적 상상력│안연희
이미지와 응시: 고대 그리스도교의 시각적 신심 │최화선
‘사이버 법당’의 의례적 구성과 감각의 배치에 관하여│우혜란
생태의례와 감각의 정치 │유기쁨
저자소개
책속에서
시각의 세계는 상당히 안정적이지만, 청각의 세계는 쉽게 붕괴되며 매 순간 새롭게 구성된다. 서로 마주 앉아 대화를 하면서 우리는 보이지 않는 ‘소리의 풍경’을 형성한다. 그러나 책을 읽는다는 것은 시각적인 경험이다. 따라서 경전을 읽는 종교는 안정적인 이미지로 구성된 시각적 세계를 구성할 것이다. 그러나 청각의 종교청각의 종교는 건드리는 순간 사라지는 기포 같은 세계를 구성한다. 소리는 단단하지 않기 때문에 인간의 감각에 쉽게 흡수되지만, 같은 이유로 쉽게 허물어진다. 또한 사람들이 동시에 같은 사물을 응시하는 일은 어렵지만, 같은 소리를 내거나 듣는 일은 쉽다. 하나의 소리 경험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 이미지의 종교이미지의 종교’보다는 ‘소리의 종교’가 훨씬 집합적인 것일 수 있다. 종교는 귀, 소리, 청각을 좋아한다. 이렇게 우리는 시각과의 대비를 통해 ‘소리의 힘’을 찾아나갈 수 있다.
우리가 종교를 단순히 정신의 영역에만 두고 이해하기에는 종교의 역동성이 너무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종교를 삶의 자리에 두었을 때, 종교는 다양한 물질적 맥락과 조우하면서 인간에게 육체적이고 감각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킨다. 따라서 종교를 이해하고자 할 때, 물질과의 다양한 상호관계를 인식하는 것은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문제이다.
예술은 사물을 더 이상 사물일 수 없게 하는 테크놀로지이다. 그런데 이것은 비단 해석학의 문제가 아니라 테크놀로지가 확보하는 사물의 존재 가능성의 문제이다. 우리는 춤, 드라마, 문학, 회화, 음악, 건축 같은 기본적인 예술 장르를 이러한 관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예술은 자연을 변용시키는 문화적인 테크닉이다. 예술에 의해 모든 사물은 존재 가능성으로 두꺼워지고, 보이지 않는 잠재성의 무게를 지니게 된다. 예술이 종교와 만나는 지점도 이렇게 해서 확보된다. 문화는 망각의 바다 위에 떠 있는 섬과도 같다. 모든 문화는 망각과의 투쟁이다. 예술 역시 사물의 존재 가능성에 대한 기억을 보존하는 투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