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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책읽기/글쓰기 > 글쓰기
· ISBN : 9788934943174
· 쪽수 : 416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 역작의 탄생
김지영의 일생과 나의 일생_제이미 장
우리 나름의 김혜순_로렌 알빈·배수현
모든 번역은 중요하다_브루스 풀턴
2. 번역은 반역이다
시 번역과 창조성_정은귀
재활용 행위로서의 번역_리지 뷸러
기계 번역이 인간 번역을 대신하게 될까?_전 미세리
3. 한국문학 번역의 역사와 과제
번역 속의 한국문학_안선재 수사
한국문학 번역가의 책무_전승희
국내 번역학 연구의 과제_이상빈
4. 한국문학과 K 문학
K 콘텐츠 노동자로서의 K 번역가_제이크 레빈
한류를 통해 바라본 한국문학 번역의 미래_이형진
한국문학번역원의 20년을 돌아보며_신지선
에필로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내게 가장 큰 도전은 정신과 의사의 검열을 뚫고 김지영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었다. … 마치 불투명 유리문을 통해 김지영을 바라보는 듯했다. 번역가로서 나는 정신과 의사라는 필터를 통해 김지영을 바라보아야 마땅했다. 그것이 이야기의 서사에, 의사의 객관적이고 의료적이며 자기만족적인 관점에 충실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자이자 한 인간으로서 나는 김지영의 목소리가 좀 더 컸으면 싶었고, 그래서 정신과 의사의 편집 너머에서 울리는 목소리를 듣기 위해 유리문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트라우마를 소설로 구성할 때의 어려움은 끔찍한 소재로부터 적절한 서사적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다. 작가는 이를 위해 서사의 범위를 한 명의 경험에 국한하지 않고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모두의 경험으로 넓혔다. 또한 독자를 주인공의 ‘위안부’ 기억에만 의존하게 하지 않고, 주인공의 현재 시점에서 외부 환경이나 움직임을 계속 보여주면서 서사적 거리를 구축한다. … 작가는 ‘위안부’ 다수의 경험담을 주인공 안에 합쳐 넣었고, 주인공이 ‘위안소’를 회상할 때 세부 사항의 출처를 316개에 달하는 주석으로 제시했다.
‘회음부’는 일상뿐 아니라 시에서도 자주 쓰는 말이 아니다. 그런데 시인은 왜 그 말을 가지고 온 것일까? 그걸 그대로 옮겼을 때 도착어권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이 시를 읽고 그들이 느낄 생경함과 난처함이 전해졌다. 그렇다고 역자 마음대로 손쉽게 떠올릴 수 있는 이미지로 대체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나는 시인이 의도적으로 선택한 그 단어를 살리는 것이 한국 독자들이 원작을 읽고 느꼈던 그 낯선 분위기를 그대로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