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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72752349
· 쪽수 : 167쪽
· 출판일 : 2002-12-16
책 소개
목차
[수상작]
나희덕
마른 물고기처럼
입김
여,라는 말
연두에 울다
행복재활원 지나 배고픈다리 지나
사라진 손바닥
[수상시인 근작시]
가을이었다
풍장의 습관
옆구리의 절벽
그는 먹구름 속에 들어 계셨다
빛은 얼마나 멀리서
성 느티나무
검은 점이 있는 누에
낯선 고향-연길 들판을 지나며
[수상후보작]
고진하
소파 위의 민들레
악양 시편1
악양 시편2-고라니
직박구리
파장
저녁의 비
월금-놓아라
박주택
정육점
과수원
바람을 거너는 법
그림자에 부침
가로등
물고기 인간
바람을 읽는 밤
이수명
이빨들의 춤
꿈
그와 이야기를 할 때면
먹이
거대한 테이블
해부
금
이원
즐거운 인생1-창세기
낮에는 햇빛이 낯설다
나는 켜지지 않는다
마우스와 손이 있는 정물
추파춥수
목 잘린 부처는 하루 종일 힙합만 듣는다
밤 버스를 타다
이윤학
하천 길
노란 단무지
십자가
하얀 민들레
솔가리를 긁으며
식당
한 그루 소나무
허수경
별을 별이
기억하는가 기억하는가
저녁 스며드네
그때,
붉은 후추나무
말 한 마리
나무 흔들리는 소리
[역대수상시인 근작시]
오규원
편지지와 편지봉투
모란과 오월
유리창과 빗방울
도로와 하늘
꽃과 그림자
강과 여인
강과 사내
최승호
그름들
시치미떼기
끈
열목어
여울
재 위에 들장미
김기택
타이어
소
소가죽 구두
분수
거부할 수 없는 유산
재채기 세 번
그들의 춘투
[심사평]
예심
이광호.정효구: 보이지 않는 시의 척도
본심
유종호: 새로움과 안정감
정현종: '탑 쌓기'로서의 시
[수상소감]
나희덕
스스로 짐 지기 좋아하는 벌레
저자소개
책속에서
마른 물고기 처럼
어둠 속에서 너는 잠시만 함께 있자 했다
사랑일지도 모른다. 생각했지만
네 몸이 손에 닿는 순간
그것이 두려움 때문이라는 걸 알았다
너는 다 마른 샘 바닥에 누운 물고기처럼
힘겹게 파닥거리고 있었다, 나는
얼어 죽지 않기 위해 몸을 비벼야 하는 것처럼
너를 적시기 위해 자꾸만 침을 밷었다
네 비늘이 어둠속에서 잠시 빛났다
그러나 내 두려움을 네가 알았을 리 없다
밖이 조금식 밝아오는 것이, 빛이 물처럼
흘러들어 어둠을 적셔버리는 것이 두려웠던 나는
자꾸만 침을 밷었다, 네 시든 비늘위에.
아주 오랜 뒤에 나는 낡은 밥상 위에 놓여진 마른 황어들을 보았다.
황어를 본 건은 그때가 처음이었지만 나는 너를 한눈에 알아보았다.
그 황어는 겨울밤 남대천 상류의 얼음위에 앉아 잡은 것이라 한다
그러나 지느러미는 꺾이고 그 빛나던 눈도 비늘도 다 시들어 버렸다.
낡은 밥상 위에서 겨울 햇살을 받고 있는 마른 황어들은 말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