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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30615622
· 쪽수 : 232쪽
책 소개
목차
* 수상시인 박상순
수상작
무궁무진한 떨림, 무궁무진한 포옹
자선 대표작
내 손에는 스물여섯 개의 기다림이 있어요
왕십리 올뎃
별이 빛나는 밤
그녀는 서른에서 스물아홉이 되고
이 가을의 한순간
사바나 초원에서 만나면
내 봄날은 고독하겠음
목화밭 지나서 소년은 가고
너 혼자
* 최종 후보작
김상혁
멀고 먼 미래
교사
별
밤이 얼마나 깊었냐 하면
꽃과 낭독회
의사는 환자와 함께 떠내려간다
김안
파산된 노래
胡蝶獄
파산된 노래
파산된 노래
가정의 행복
가정의 행복
김현
지혜의 혀
형들의 사랑
두려움 없는 사랑
생선과 살구
장안의 사랑
부모님 전 상서
신용목
그림자 섬
화요일의 생일은 화요일
지나가나, 지나가지 않는
카프카의 편지
노랑에서 빨강
더 많거나 다른
이근화
별이 우리의 가슴을 흐른다면
세상의 중심에 서서
산갈치
바다의 책
약 15˚
내가 부를 수 없는 이름
이민하
시간이 멈춘 듯이
네버엔딩 스토리
18
포지션
혀
빨간 마스크 ―인간극장
이영주
잔업
방화범
양조장
교회에서
여름에는
유리 공장
이제니
가장 나중의 목소리
하얗게 탄 숲
꿈과 꼬리
나무는 잠든다
언젠가 가게 될 해변
모자와 구두
조연호
아리스토텔레스의 나무 ―시인의 악기
나 역시 아르카디아에서 쓸모없음을 줍다
귀수鬼祟 병동의 느린 동물들
초원의 공포
만찬 중 떠올린 의무 ―시인들, 그대들 모두를 적대시하며
친밀성과 밑바닥
* 심사평
슬픈 사랑 시로 쓴 아방가르드 시론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월요일 밤에, 그녀가 그에게 말했다. 그러나 다음 날, 화요일 저녁, 그의 멀쩡한 지붕이 무너지고, 그의 할머니가 쓰러지고,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땅속에서 벌떡 일어나시고, 아버지는 죽은 오징어가 되시고, 어머니는 갑자기 포도밭이 되시고, 그의 구두는 바윗돌로 변하고, 그의 발목이 부러지고, 그의 손목이 부러지고, 어깨가 무너지고, 갈비뼈가 무너지고, 심장이 멈추고, 목뼈가 부러졌다. 그녀의 무궁무진한 목소리를 가슴에 품고, 그는 죽고 말았다.
_박상순, 「무궁무진한 떨림, 무궁무진한 포옹」 중에서
모란에 갔었음. 봄빛 다 지고, 초가을에 갔었음. 쉰 살 넘은
내 봄날을 다시 만났음. 밥 먹었음, 차 마셨음. 손 내밀었음.
내 손등, 봄날 손등. 찻잔 옆에 모아놓고 보니, 마음만 휑했음.
그래도 내 봄날은 아름다웠음. 다정하고 쌀쌀했음. 그 봄날이,
죽기 전에 다시 올게, 네 죽음을 지켜줄 그 누구도 없다면.
봄날이 내게 말했음. 누가 있겠음? 나 혼자 밥 먹었음.
_박상순, 「내 봄날은 고독하겠음」 중에서
고백 투 소설의 한 구절, ‘젊음은 끝나지 않을 것처럼 지겹고 길었다’는 부분에서 꽃을 건넸던 여성이 끝내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거기서 눈물을 보고 있던 게 아니라, 눈물을 머리까지 밀어올린 어떤 용기와 애정에 대해서 생각했다.
꽃이 아름답다, 별이 아름답고, 그래서 모든 게 아름답다, 아무도 그렇게 쉽게 말하지 않았던 그날의 낭독회에서.
_김상혁, 「꽃과 낭독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