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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잡지 > 교양/문예/인문 > 문예지
· ISBN : 9791188694914
· 쪽수 : 232쪽
책 소개
목차
17 [악몽과 곰인형의 밤] 조예은
36 [미러볼 케이크] 은모든
53 [비둘기가 길을 건너는 1분 동안] 김종완
63 [꿈의 기원] 최유수
89 [자기 전에 하는 말] 김은지
103 [꿈은 허밍을 한다] 강혜빈
120 [받침에 관하여] 오종길
135 [이미 기록된 미래] 서이제
158 [새벽 세 시에 떠올리는 얼굴들] 김현경
170 [잠이 오지 않았고 생애 두 번째 소설] 태재
183 [오늘 밤의 플레이리스트] 임진아
199 [진부한 꿈의 미로들] 듀나
226 [긴밤의 단상] 손현녕
저자소개
책속에서
[악몽과 곰인형의 밤] 조예은
살아 있는 것은 부드럽고 말랑하며 따뜻하다. 그 부드럽고 말랑하고 따뜻한 살이 나를 감싸자 죽을 것 같았다. 힘은 또 어찌나 센지 숨까지 막혔다. 나는 은성에게 해줄 말이 없었다. 곰인형의 껍데기를 뒤집어쓴 배고픈 몽마일 뿐이니까.인간들은 나를 통해서 가장 피하고 싶은 것을 본다. 이 시스템에는 오류가 없다. 내가 곰인형으로 변했다는 건, 은성이 가장 피하고 싶은 게 이 곰인형이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지금 은성은 무서워하기는커녕 환하게 웃고만 있다. 이래서는 내가 배를 채울 수가 없다. 나는 뭐라도 하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 방방 뛰든, 괴성을 지르든, 공포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무슨 짓이라도 해야 했다.
[미러볼 케이크] 은모든
그냥 그런 거 있잖아요. 가끔은 작은 조각 말고 홀케이크를 사고 싶은 기분이요. 아니, 그보다는 쇼케이스에 홀케이크를 그대로 내어놓고 싶은 기분이라는 게 더 잘 맞을지도 모르겠네요.”물론 큼지막한 케이크는 자칫 잘못하면 처치 곤란이 되기 십상이라는 점은 그도 잘 알고 있었다. 여러 조각으로 나누는 편이 더 잘 팔리고 더 많은 사람을 기쁘게 할 거라는 사실을 누가 부인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조각조각 내는 게 당연한 일이지만 때로는 잘리지 않은 모습, 처음에 빚어진 원래의 모습 그대로 두고 보고 싶은 기분이 드는 것 역시 아주 당연한 일이 아니겠느냐고 그는 되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