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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7444258
· 쪽수 : 72쪽
· 출판일 : 2020-07-21
책 소개
목차
인증 ― 살아 있다고 말해야 해(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7
해명 ― 사과라면 할 만큼 한 것 같은데요 11
에고서핑 ― 열혈, 배틀, 해피엔딩 15
폭로 ― M 19
사칭 ― 크리에이티브 24
모바일 청첩장은 신중하게 29
지아튜브 34
크리스마스 선물 41
돌잡이 45
스마트워치 50
#cyborg_positive 55
귀엽고 무해한 60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는 내 친구다. 내 친구가 허튼소리를 했다. 팔로워 2만 명이 넘는 그의 계정에서. 수습할 수 없는 지경이다. 오프라인 지인들과 서로의 유대감을 확인하는 과정을 몇 번이나 거친 후에야 팔로잉 관계를 맺는 자물쇠 계정이나 운영하는 나로선 그 용기가 놀라울 따름이다. 나는 단둘이 커피라도 마셔 본 후, 그와 내가 연애관, 정치관, 종교관, 가족관 등의 가치관을 적당히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해야만 친구를 맺는다. 동성이든 이성이든. 만약 트위터에 “동양 원숭이들 주제에 백인 남성의 승리에 몰입하지 마.”라고 뇌까렸는데, 그 말을 불편해하는 동양 원숭이가 있다면 어찌할 것인가?
―「에고서핑 ― 열혈, 배틀, 해피엔딩」에서
리지는 침대에 모로 누워 자신의 눈을 만져 보았다. 통증은 느껴지지 않았다. 기계이기 때문에 감염 위험도 없다. 하루 한 번 세척액으로 잘 닦아 주면 그만이다. 기계 눈은 많은 경우 인간의 눈보다 편리하다. 어쩌면 인류는 이제 사이보그를 긍정하는 것을 넘어서서 사이보그를 찬양해야 할는지도 모른다. 기계 신체는 유기체보다 더 아름답고 더 기능적이며 더 강하지 않은가.
―「#cyborg_positive」에서
영수에게 갑작스레 불안이 닥쳤다. 정말로 유전자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 하지만 확률 문제라잖은가? 그렇다면 별일이 있든 없든 내 책임은 아닌 거 아닌가? 아니면 내 몸이니까 내 책임인 걸까? 그런데 유전자가 ‘내’ 몸일까? 어쩌면 이제부터는 계속 이런 기분으로 살아야 할지 모른다. 알면서도 모르는 기분. 걸리지도 않은 질병에서 살아남은 기분.
―「돌잡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