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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과 O

첫사랑과 O

김현, 문보영, 박연준, 배수연, 서윤후, 손보미, 안희연, 오은, 유진목, 정지돈, 최지은, 황인찬 (지은이)
알마
14,4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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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과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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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첫사랑과 O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9922664
· 쪽수 : 112쪽
· 출판일 : 2019-10-07

책 소개

알마가 '북살롱 부크누크'의 시작을 기념해 작고 아름다운 선집 <첫사랑과 O>를 출간했다. 한국 문학의 다양한 감수성을 보여주는 열두 명의 젊은 시인과 소설가들이 이 책을 통해 첫사랑과 첫사랑을 둘러싼 자신의 세계를 고백했다.

목차

책을 펴내며

1 첫사랑
손보미 첫사랑
정지돈 그런 것들은 존재하지도 않고 존재할 수도 없으며 존재한 적도 없었다
김현 이별의 스노우볼
문보영 먼지와 춤
박연준 불사조
배수연 누와 누
서윤후 걸어서 비파나무까지
안희연 설경
최지은 한없이 고요한, 여름다락

2 갈망
박연준 물이 나에게 준 것
박연준 상처 입은 사슴
안희연 갈망
안희연 파랑

3 O
김현 O
박연준 완전하지 않은 것들이 달리는 고속도로
오은 고마워하겠습니다
유진목 2015년 8월 30일
황인찬 사랑과 자비

부록 빌 헤이스 인터뷰
올리버는 그 마지막 순간까지 글을 쓰고 있었다

저자소개

오은 (지은이)    정보 더보기
어릴 적에는 회색을 가장 좋아했다. 그래서인지 갈피를 못 잡고 언제나 오락가락 정신없었다. 변덕이 죽 끓듯 했고, 머릿속으로 그 죽을 끊이다가 새까맣게 태워먹기 일쑤였다. 빨간색이라는 이유로 피와 고깃덩어리를 무서워했고, 같은 이유로 사과와 우체통을 마음에 두었다. 같은 빨간색이라도 채도와 명도에 따라 다채로운 감정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알았다. 부잣집 아이들처럼 은색과 에메랄드색이 포함된 64색 크레파스를 갖고 싶었다.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에는 원색은 좋아했지만 원색적인 말은 싫어했다. 한마디로 평범했단 소리다. 특히 푸른색에 열광했는데, 등굣길에 하늘을 올려다보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시간 날 때마다 휘파람을 불었지만 쇳소리 말고는 아무것도 새어나오지 않았다. 내 힘으로 할 수 없는 것들을 묵묵히 인정하게 되었다. 키는 쑥쑥 자랐지만, 노래방에서는 외려 키를 낮춰야만 했다. 시험을 망친 날에는 하늘이 노래지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청포도 맛이 나는 연두색 사탕을 아작아작 깨물어 먹는 일이 잦았다. 이십대에는 하늘과 바다를 보는 일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대신, 빨간색이 식욕을 돋우는 색이라는 사실을 몸소 깨달았다. 선홍색 꽃등심이 회색으로 변할 때는 왠지 모르게 서글퍼졌다. 더이상 나는 회색을 동경하는 어린아이가 아니었던 것이다.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20년 넘게 쓰고 있던 색안경들을 손수 하나씩 벗었다. 하얀 종이에 까만 글자들을 채워넣는 일은 어느새 인생의 커다란 부분이 되어 있었다. 펜이 칼보다 강하다는 사실을, 개중 빨간 펜이 가장 무시무시하다는 사실을 새삼 절감했다. 서른이 된 지금은 연두색을 가장 좋아한다. 먼셀 표색계에서 5GY 7/10에 해당하는 바로 그 색 말이다. 연두라는 말에는 모종의 가능성이 담겨 있다. 앞으로 더 짙어질 거라는 희망도 있고 무럭무럭 자라나 누군가에게 그늘을 선사해주겠다는 당찬 의지도 있다. 무엇보다 연두는 철들지 않아서 좋다. 철이 들면 색은 짙어지고 무거워지고 참을 수 없이 끈적끈적해진다. 나는 아마 평생 철들지 못할 것 같다. 그리고 지금, 레드와 옐로의 계절을 지나 화이트와 블랙의 계절을 거쳐 그린과 블루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고유의 색을 잃지 않으면서도 색다르게 사는 법이 필요한 때가, 또다시 찾아든 것이다. 2002년 『현대시』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호텔 타셀의 돼지들』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유에서 유』 『왼손은 마음이 아파』 『나는 이름이 있었다』 『없음의 대명사』, 청소년 시집 『마음의 일』, 산문집 『너는 시방 위험한 로봇이다』 『다독임』 『초록을 입고』 『뭐 어때』 『밤에만 착해지는 사람들』 등이 있다. 박인환문학상, 구상시문학상, 현대시작품상, 대산문학상, 시인수첩작품상을 수상했다. 작란作亂 동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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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미 (지은이)    정보 더보기
믿을 수 없는 비관과 대책 없는 낙관을 동시에 지닌 소설가. 싫어하는 것만큼이나 좋아하는 것도 많다. 2009년 〈21세기문학〉 신인상과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그들에게 린디합을』 『우아한 밤과 고양이들』 『사랑의 꿈』, 장편소설 『디어 랄프 로렌』 『작은 동네』 『사라진 숲의 아이들』 『세이프 시티』, 중편소설 『우연의 신』, 짧은 소설집 『맨해튼의 반딧불이』, 산문집 『아무튼, 미드』, 그림책 『고양이 요양소에 간 고로』 등이 있다. 젊은작가상 대상, 한국일보문학상, 김준성문학상, 대산문학상, 이상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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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09년 작가세계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글로리홀』 『입술을 열면』 『김현 시선』 『호시절』 『낮의 해변에서 혼자』 『다 먹을 때쯤 영원의 머리가 든 매운탕이 나온다』 『장송행진곡』 『깨끗한 슬픔』(공저), 소설집 『고스트 듀엣』 『고유한 형태』, 산문집 『걱정 말고 다녀와』 『아무튼, 스웨터』 『질문 있습니다』 『당신의 슬픔을 훔칠게요』 『어른이라는 뜻밖의 일』 『다정하기 싫어서 다정하게』 『우리 반에도 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일』 『당신의 자리는 비워둘게요』(공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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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의 다른 책 >
정지돈 (지은이)    정보 더보기
소설, 에세이, 비평 등의 글을 쓴다. 《내가 싸우듯이》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기억에서 살 것이다》 《모든 것은 영원했다》 《당신을 위한 것이나 당신의 것은 아닌》 《…스크롤!》 《스페이스 (논)픽션》 《인생 연구》 《임시 자율 구역》 등의 책을 냈다. 젊은작가상 대상, 문지문학상, 김현문학패, 김용익소설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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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연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13년 《시인수첩》으로 등단. 제주에서 나고 부산과 서울에서 자랐다. 클레이 애니메이터를 꿈꾸던 소녀 시절을 지나, 서양화와 철학을 전공하고 서양철학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20대 후반부터 중학교 미술 교사로 근무하며 시와 산문을 쓴다. 시집 《조이와의 키스》 《가장 나다운 거짓말》 《쥐와 굴》을 펴냈고, 폴리 로슨이 지은 《칼 라르손의 나의 집 나의 가족》에 에세이를 실었다. 《요정+요괴, 찐따》를 쓰던 어느 날, 새벽에 잠을 깨어 침대에 누운 채로 한 시간 남짓 두 팔을 올려 춤을 추었다. 한 동작도 길게 반복되지 않고 다른 동작으로 흘러 들어갔다. 이 글들이 내게 준 선물이다. 당신에게도 필요한 선물이 도착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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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연의 다른 책 >
유진목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81년 서울 동대문에서 태어났다. 2015년까지 영화 현장에 있으면서 장편 극영화와 다큐멘터리 일곱 작품에 참여하였다. 지금은 1인 프로덕션 ‘목년사’에서 단편 극영화와 뮤직비디오를 연출하고 있다. 2016년 시집 『연애의 책』이 출간된 뒤로는 글을 쓰는 일로 원고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2017년 소설 『디스옥타비아』, 2018년 시집 『식물원』, 2020년 산문집 『산책과 연애』, 시집 『작가의 탄생』, 2021년 산문집 『거짓의 조금』, 2023년 산문집 『슬픔을 아는 사람』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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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보영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16년 중앙신인문학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책기둥』, 『배틀그라운드』, 『모래비가 내리는 모래 서점』, 소설집 『하품의 언덕』, 단편소설 『어떤 새의 이름을 아는 슬픈 너』, 에세이집 『사람을 미워하는 가장 다정한 방식』, 『준최선의 롱런』, 『오늘도 불안해서 버렸습니다』, 『일기시대』, 『삶의 반대편에 들판이 있다면』, 『아무튼, 전화영어』등이 있다. 제36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시집 『모래비가 내리는 모래 서점』(잭 정, 최혜지 번역)의 영문판 『Sand Bookshop Raining Sand』로 Wisconsin Prize for Poetry in Translation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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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17년 《창작과비평》으로 등단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봄밤이 끝나가요, 때마침 시는 너무 짧고요』, 앤솔러지 『어느 푸른 저녁』 『첫사랑과 O』 『여기서 끝나야 시작되는 여행인지 몰라』 『시작하는 사전』 『사랑에 대답하는 시』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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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그들의 사랑에는 무언가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달콤한 것, 격정적인 어떤 것이 포함되어 있으리라고 추측하고 있었을 것이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그런 식으로 생각을 했다는 게 우습지만 그들의 사랑은 내가 그 당시 가늠할 수 있었던 최대치의 사랑, 그 누구도 가보지 못한 완성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래, 나는 그들이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절대 가보지 못한 곳까지 도달한 사람들이라고 믿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식으로 내 마음속에서도 그에 대한 어떤 이미지가 만들어졌고, 그 후로 몇 년이나 흐르는 동안에도 그런 그의 모습은 내 마음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_ <첫사랑>에서


정확히 말하면 세계 7대 불가사의나 미스터리 등은 그로테스크와 거리가 있다. 단지 그중에 몇몇이 그로테스크할 뿐이다. 그러나 나를 매혹시켰던 것은 세계 불가사의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들을 둘러싼 그로테스크의 미학이었다.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존재하는 것처럼 엮는 기술, 존재하는 것들을 원래 존재하는 방식과는 다르게 이야기하고 접합하는 기술. 그것이 주는 괴이함과 매력. 나는 그런 것들에 속절없이 빠져들었고 그게 내 인생에 좋은 영향을 줬는지 나쁜 영향을 줬는지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 그것은 내가 되었다.
_ <그런 것들은 존재하지도 않고 존재할 수도 없으며 존재한 적도 없었다>에서


나는 다가갔습니다
당신이 점점 희미해질 때까지
그러나 온전히
부재하진 않을 때까지
저의 정체성은 분명해졌습니다
_ <이별의 스노우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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