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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5589601
· 쪽수 : 230쪽
· 출판일 : 2004-11-27
책 소개
목차
기어이 사랑이라 부르는 기억들 / 김훈
부치지 못한 편지 / 김인숙
달에서 나눈 얘기 / 윤대녕
오래된 사랑 / 유용주
내 영혼을 자유롭게 해준 그대여 / 박수영
나보다 더 많이 나를 찾아온 사랑 / 전경린
사소하지만 치명적인 사랑 / 함정임
사랑은 미친 짓이다 / 최재봉
'유일한 사랑'이라는 말에 깃든 함정 / 박범신
그 여자 / 김용택
책 읽어주는 남자 / 정길연
'영혼의 변명'과 '진실한 사랑'의 이중주 / 김갑수
달아난 사랑을 위한 발라드 / 윤광준
기억 속의 사랑 / 공선옥
사랑이라니, 가슴 속 수많은 별들이라니... / 하성란
결혼은 미친 짓이 아니다 / 이윤기
epilogue 詩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는 사랑을 묘사하지 못한다. 늘 말이 막혀서 써지지가 않는다. 불륜이건 합륜(이런 말이 있는가?)이건 치정이건 순정이건 다 똑같다. 거기에 언어를 들이댈 수가 없다. 소설이나 영화에 나오는 사랑도 나에게는 잘 전달되지 않는다. 아마도 그것은 전달되거나 설명되지 않고 다만 경험될 뿐일 것이다. 경험될 뿐, 전달되지 않는 것이 이 세상을 지옥으로 만든다. 낙원은 그 지옥의 다른 이름일 터이다.
내 빈곤한 '사랑'의 메모 장은 거기서 끝나 있다. 더 이상의 단어는 적혀 있지 않다. '관능'이라고 연필로 썼다가 지워버린 흔적이 있다. 아마도, 닿아지지 않는 관능의 슬픔으로 그 글자들을 지웠을 것이다. 너의 관능과 나의 관능 사이의 거리를 들여다보면서 그 두 글자를 지우개로 뭉개버렸을 것이다. 모든, 닿을 수 없는 것들과 모든, 건널 수 없는 것들과 모든, 다가오지 않는 것들과 모든, 참혹한 결핍들을 모조리 사랑이라고 부른다. 기어이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