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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명사에세이 > 문인에세이
· ISBN : 9788970129013
· 쪽수 : 328쪽
· 출판일 : 2014-03-20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ㆍ권영민
눈썹으로 살기 ― 강은교
시라는 열차는 꼬리칸의 힘으로 달린다 ― 권혁웅
죽음이 연기를 불러왔다 ― 김언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 박정대
시간은 말을 듣지 않는다 ― 박주택
상실과 행복 사이 ― 박형준
시집 외상값 오천 원을 위하여 ― 손택수
오직 충실함만이 모든 장애물을 이긴다 ― 신현림
숨길 수 없는 말들 ― 여태천
다시 그 공장엘 가보아야겠다 ― 유홍준
고장 난 시의 혁명 ― 이기인
우리는 모두 서로의 베이비 ― 이민하
비를 맞으면 나는 젖는다 ― 이승희
벽에 대한 기록 ― 이영주
시와 함께 걸어온 길 ― 이재무
시는 전쟁이다! ― 장석주
시는 어디서 오는가 ― 정끝별
나는 시인인가? ― 정병근
시의 길 위에서 ― 정호승
빗나간 것들에게 바치는 찬사 ― 허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삶과 죽음을 자신과 맞바꾸는 예술은 가능하다. 그럼에도 예술이 삶과 죽음 자체가 되지 못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삶과 죽음에서 비롯되지만 결코 삶과 죽음이 되지 못하는 예술. 덕분에 예술은 인간에게 삶과 죽음이 지속되는 한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운명을 타고났다. 삶과 죽음을 완결하지도 완성하지도 못하기 때문에 불멸을 타고난 예술. 그것은 삶과 죽음을 끝없이 스치면서 비켜간다. 태어나는 순간 삶과 죽음과 유리되는 예술의 운명은 안착을 모르고 진보할 것이다. 덧없고 정처 없는 진보. 매일 밤 항로를 바꾸는 진보의 깃발.
―김언
무장武裝한 세상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무장하지 않아야 한다. 무장하지 않은 영혼, 무장하지 않은 정신으로 말의 무거운 의미를 망각하고 침묵할 것. 존경하는 어느 시인이 내게 해준 말이다. 무장하지 않는다는 것은 절대적인 시점視點을 버리는 것이다. 절대적인 시점이 없으므로 그것이 가닿을 절대공간도 없다. 추상적인 대상이 아닌 현상들로 충만한 말들의 공간에 무장하지 않은 자들은 항상 머문다. 무시되어온 말이 펼치는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한없이 낮고 느린 그 세계에 나는 오래 머물고 싶다. ―여태천
시는 비밀과 죄를 나누는 일이다. 아직 소화하지 못한 비밀에 대하여는 보채거나 추궁하지 않는다. 나를 조금씩 누설하고 그 틈새로 타인의 비밀이 흘러들게 하는 딱 그 정도의 소양을 요구한다. 시가 때로 모호한 표정을 띤다면 이를 위해 문장의 조도를 낮추기 때문이고, 문자의 법칙에 가려진 내면의 현실이 가시적인 원근법을 벗어나기 때문이며, 해독解讀이 아니라 해독解毒을 꿈꾸는 그 지점이 이질적인 두 개의 비밀이 교환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투명한 불빛 아래서 서로의 비밀을 낭독할 수는 없다. 그런데 가끔은 당신도 그렇지?
―이민하